기타치는 반찬집·블로그 만든 상인회 '한마음'
역곡상상시장이 알려요/보도자료 2012. 5. 25. 11:39 |
기타치는 반찬집·블로그 만든 상인회 '한마음' 매일신문사 2012년 5월 25일 | ||||||
"시장이 잘 돼야 내 가게도 잘 돼죠 ."
2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역곡북부시장. 낮시간에도 시장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시장에 들어서자 웃음 가득한 얼굴의 한 상인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가게마다 LED 조명, 손글씨로 만든 가격표 등으로 말끔한 모습의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유통공룡들의 틈바구니에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전통시장. 하지만 연 매출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전성기를 맞고 있는 부천 역곡북부시장 같은 곳도 있다. 이 시장의 성공 비결은 '상인'이다. 상인들이 똘똘 뭉쳐 시장 활성화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부천 역곡북부시장은 250m 도로 양쪽으로 111개의 점포가 자리 잡은 크지 않은 전통시장이다. 이 작은 시장에 하루 평균 4천여 명의 사람이 찾는다. 500여m 거리에 홈플러스가 자리 잡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발길은 이곳 시장으로 향한다. 시장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대형마트, SSM에 손님을 뺏기고 있던 부천 역곡북부시장 상인들이 시장 현대화를 위해 나선 것. 시작은 뿔뿔이 흩어진 상인들을 묶는 일이었다. 상인들은 시장 경쟁력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개개인이 희생하더라도 시장 전체를 살리자는 의지를 다졌다. 상인연합회 남일우 회장은 "각자가 한 가게의 사장이다 보니 자기 가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상인들이 솔직한 얘기를 나눴다"며 "다행히 우리 시장 상인들은 자신이 희생하면 시장이 살아난다는 사실을 알고 적극적으로 나서줬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나서자 시장은 빠르게 변해갔다. 천장 아케이드, 간판정비, LED 조명, 멀티비전 설치 등 현대화사업으로 시장의 외관부터 깔끔해졌다. 물건만 파는 시장이 아닌 즐길거리, 볼거리가 있는 시장을 만들자는 상인들의 생각대로 각종 전시회와 공연도 펼치기 시작했다. 많은 전통시장들이 현대화와 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부천 역곡북부시장은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상인들의 직접 참여와 지역밀착화가 그 경쟁력이다. 상인들이 직접 만든 볼거리를 손님들에게 제공하자는 뜻을 모아 시장 내 동아리를 만들었다. 기타 동아리 'YG 반올림'과 영상제작 동아리 'YG 필름'이다. YG 반올림은 지난해 결성 이후 시장에서 3번의 공연을 했고, YG 필름은 뮤직비디오, 홍보영상 등을 제작해 시장 내 4개의 멀티비전에서 꾸준히 상영되고 있다. YG 반올림 고학규 단장은 "다들 장사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지만 손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매주 수요일 기타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블로그 운영과 시장 매거진 '덤' 발간, 월간 소식지 제작 등 시장 홍보도 상인들이 직접 하고 있다. 상인연합회 황준하 편집국장은 "순수하게 시장을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3, 4시간 이상 홍보 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누가 돈을 주고 이런 일을 하라면 오히려 못할 것"이라며 웃었다. 지역과 함께 공생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도 이 시장만의 경쟁력이 됐다. 어린이 상단을 만들어 지역 아동들이 직접 물건을 사고 팔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도 개최했다. 남 회장은 "지역민들이 시장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신 만큼 지역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탁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타 동아리에 지역민 3명이 새롭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변화의 바람이 분 부천 역곡북부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기 시작했고 지난해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30% 이상 급성장했다. 부천 역곡북부시장은 지난해 EXCO에서 열린 전국우수시장 박람회에서는 고객선 지키기 캠페인 최우수 시장과 물가안정 모범시장으로 선정돼 전국에서도 시장 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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